어떤 문제에 대해 고민을 안고 있으면
고민을 놓고 있는 다른 일상적인 시간을 보내면서도
무의식에서는 그 고민을 계속 한다는 얘길 들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힘주고 있을때 난제가 툭 풀린다던지
꿈속에서 공식을 발견한다던지 하는것일 것이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하는 얘기가
어렸을적 잘 안되던 연주가 나이를 먹으니 저절로 된다
라는 것인데 이건 비단 '필'의 성장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뭔가 있는 듯 했다
실제로 나도 반복적으로 훈련하지 않았는데도
예전에는 안되던 기계적인 연주가 신기하게도 어느날 갑자기 되곤 했었다
음반을 만드는 일도 이제는 횟수를 점점 거듭하고 있으므로
모르는 사이에 공력이 쌓여서
뭔가 저절로 툭 나온다거나
엄청 수월해 지는건 아닐까 기대했으나
야속하게도 여기엔
요행은 없는 듯 하다
오히려
의식과 무의식이 공조해나갈
어느 정도의 지리한 시간 쌓음이 필수라는 생각도 든다
(고로 나는 하트게임을 하지만 하트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음반을 만들고 있는것임)
해가 바뀌었다
하지만 시간은 그저 묵묵히 쌓여갈 뿐
극적인 변화는 없다
1초, 분, 시간
이런것들은 편의상 만들어낸 단위에 불과하다
하루, 한 달, 1년도 마찬가지다
(목성과 FTA를 할 때에는 큰 조율이 필요함)
그렇지만 우리들은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약속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나이에 숫자를 더함으로써 생을 가늠하고
다가올 계절에 맞추어 계획을 설립하고 이루거나 실패한다
조금 연락이 뜸했던 지인과 안부를 나누거나
미뤄두었던 블로깅을 하기에 좋은 핑계가 되기도 한다
2014년 올해에는 좋은 음반을 내리라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라 말할 수 있게
멋지고 또렷한 포커스를 가진 음반이었으면 좋겠다
여러 노력을 통해 누군가들을 매료시키고
결국 공감하는 이들과는 즐거움을 마음껏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들의 한때가 멋지게 포장되고
진열장에 예쁘게 꽂힌 앨범처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그리하여 별것 아닐 수도 있었던 2014년이
지나고보니 각별한 한 해가 되어 있길 소망한다
나아가
별것 아닐 수도 있었던 우리들 각자의 인생도
지나고 보니 각별한 날들로 남길 소망한다
때로는 절실히 원했던 바가 이루어 지지 않더라도
요행을 바랬지만 따라오지 않아
시간은 걸렸지만 정공법으로 격파했노라 회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의식과 무의식의 협공으로)
요근래
문 닫고 방에 콕 박혀있는 밴드가 되었지만
무심하고 썰렁한 블로그라도 궁금해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힘찬 시작하시길 빕니다
sa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