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나 설거지는 시작하긴 참 귀찮은데
막상 하고나면 약간 의욕 솟는게 있다
미뤄두었던 때늦은 포스팅도 그와 같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며 끄적거려본다
세월호 사고가 많은 타격을 주었다 소시민으로서 슬프고 분개했고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무얼 노래해야 하는가 좀 헷갈리게 되었다
직종과 관계없이 요근래 많은 이들이 함께 느끼는 가치관의 혼란일테다
이미 많은 부분이 완성되어있는 음반이었음에도
갑자기 위선적으로 느껴진다던지
이런 얘길 해도 될까 의문이 생겨 조심스러워 지거나
부질없다는 생각이 스치기도 하여 대체로 무기력했다
일의 템포가 늘어지자 어딘가 사이사이 숨어있었던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들, 찝찝한 뒷맛이 증폭되었다
우리는 확신과 자신감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차라리 술을 마셨다
꿈을 꾸기에는 너무 안좋은 날들이다
수록곡들 중 우리들 마음에 쏙 드는 봄노래가 있어 선공개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취소할수 밖에 없었고
추모의 뜻을 담은 노래를 썼다가도 다시 없던 일로 했다
이곳에도 몇번 정도 글을 썼다 지웠다 했다
모든 일이 꾸역꾸역 느리게 진행되어가고 있고
이 와중에 오래된 곡 의뢰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시기가 되어 새로운 압박도 받고 있다
저번 포스팅때는
아마 다음번 글을 쓸때는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다음번엔 그럴수 있었으면 좋겠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첫 매미 울음소리를 들은것 같은데
아마도 잘못 들은거겠지 말도 안돼
시간이 성큼성큼 흘러서 계절이 다시 모호해지려 한다
늦봄인걸까 초여름인걸까
방에 에어콘이 없어서 날이 더워지기 전에는 어서 작업들을 끝내고 싶은데
마음이 바쁘다
sa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