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

2025/05/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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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 인 시네마: Everything is OK> 개봉이 일주일도 안 남은 지금, 2023년 가을부터 죽 달려왔던 페퍼톤스 20주년 대잔치가 드디어 마무리되어 간다. 재평이와 나, 안테나, 여러 동료 아티스트들, 그리고 우리와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여러분이 함께 빚어낸 1년 짜리 생일파티. 덕분에 평생 기억에 남을 한 해 2024년 만들어 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영화라니 다소 민망하기는 하지만, 워낙 뜻 깊고 기념하고 싶은 한 해였던 만큼 장편 영상으로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참 행운이 많은 저희 페퍼톤스네요. 행복합니다. 영화를 미리 볼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공연은 관객이 만드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무더운 때에 함께 모여 땀흘리는  클럽투어부터 안락한 극장 공연까지, 활짝 웃어주시는 부원님들 없이는 어떤 그림도, 어떤 추억도 만들어지지 않는 거네요. 꿈꾸던 일들 함께 이뤄내 주셔서 모두 감사해요.

오늘 우리 20주년을 생각하다 보니 하지 않을 수 없는 얘기가 하나 있네. 2005년 5월 25일 밤 11시반 쯤이었나. 코엑스 영화관에 재평이와 당시 우리 드러머 구이와 만나 <스타워즈 3: 시스의 복수> 대한민국 최초 상영에 참석한 지 올해로 20년이구나. (쓸데없는 설명: 스타워즈는 4 5 6 이후 1 2 3, 그리고 최근에서야 7 8 9가 발표되었다. 3편은 예전 4 5 6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편이었기 때문에 기대도 남달랐고 관객 반응도 가장 뜨거울 것으로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다. 1 2가 다소 혹평이 많았으나, 3편을 보곤 모두가 용서했다) 다스베이더 복장을 한 사람 50명과 함께 영화를 봤었지. 수많은 다스베이더들이 극장 앞에서 칼싸움하던 것, 마지막 장면에서 다 함께 숨 막히는 환호성을 지르던 것, 정말 잊을 수 없다. 끝나고 24시간 치킨집에서 끝없이 스타워즈 얘기만 하던 날 지켜보던 너희들도 참 고마웠어. 벌써 20년 전이네. <시스의 복수> 20주년 축하합니다!

복수라니까 또 하지 않을 수 없는 얘기가 하나 더 있다. 딱히 복수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대전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난 티비를 볼 때 웬만하면 표정 변화가 없다. 웃길 때만 웃는다. 근데 다해가 그러는데, 요새 활짝 웃으면서 야구 보고 있대 나. 그렇구나. 나도 웃으면서 티비 볼 때가 있구나. 작년엔 비상이었는데 올해는 비상하는구나. 날아오르자 수퍼판타스틱! 다치지 말고 건강합시다!!

건강이라니까 또 하지 않을 수 없는 얘기가 진짜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다. SBS에서 건강 교양 프로그램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피엔스 클럽>이라고, 안현모님과 함께 각계 전문가 분들과 건강에 대해 재미있게, 그러나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녹화를 몇 번 해봤는데 큰일 났다 싶어 집에 와서 영양제를 열심히 챙겨 먹게 되더라고요. 관심 있으신 분들 함께 건강 챙기십시다.

그럼 이제 잠시 야구 하이라이트 다시 보고, 요다의 스타워즈 2 3 편의 칼싸움 장면 찾아보러 가겠습니다.
지난 20년간 음악 들어주시고 함께 시간 쌓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같이 달려요.


2025년 5월 4일
이글스 6연승 / 스타워즈데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