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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14:02
날이 서늘해지니 마음이 조금 뜨끈해지나보다
냉면집에서 선물받은 스윗소로우 새 음반과
늦은 밤 느닷없이 정준일이 문자로 추천해준 홍혜림의 음악을
장원이가 나한테 버린 (반강요) 싸구려 스피커로
아침 눈뜬 침대 머리맡에서 듣다가
아 음악 정말 좋다
오래간만에 팔이 저릿저릿했다

새로 이사한 안테나 스튜디오에는
천만원이 훌쩍 넘는 비싼 스피커가 생겼다
레드벨벳 신곡의 킥드럼 서스테인이 거기서만 들리고
집에서는 안 들리길래 그 소리를 들을려고
이 헤드폰 저 헤드폰 다 써보고 암튼 애를 썼는데
정작 마음이 반응했던건
프린터사면 번들로 끼워주는 공짜 스피커였다니 (게다가 한쪽은 고장이라 모노)
부질없다

'로우-파이 카바레 사운드' 시절 동료들을 (전부 형들)
민동현 감독님 결혼식에서 만날 수 있었다
민감독님은 뉴 히피 제네레이션 뮤비를 찍어준 형이다
그 당시 본인이 곧 입봉한다고 했었는데
7년만에 만나서도 곧 입봉한다고 해서
건성으로 네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상업영화 입봉하면 엄청난 대박을 칠 것으로 확신한다

우문기감독은 우리집에 샤워하러 왔었다
울집 근처에 작은 축구장? 풋살장? 이 있는데 거기서 정기적으로 축구를 한다고 했다 (족구 안함)
풍년, 파워-앰프 뮤비 촬영해주신 분과
몰라요에도 나오고 족구왕에서 경기중계하던 배우분 등등 아는 얼굴들이 좀 있었다
암튼 씻는다고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동료분 시사회 보러 갔다
우문기감독은 섭외가 들어왔다면서 조만간 라디오에 출연할 수도 있다고 흥분했는데
고민중인데 지금 백수라 출연료가 너무 탐난다고 했다
기름값은 되냐고 했더니 집이 가까워서 괜찮다고 했다

나는 친구들과 농구를 했다
두달전쯤 모였을때 농구를 했었는데 다들 나이가 들어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중학생들하고 4대4했는데 그냥 박살나듯 깨졌었던게 분해서
그간 연습 많이하고 심기일전했더니
이번에는 박빙의 승부끝에 1점차로 승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창피함도 잊고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리바운드를 하다가 손에 상처가 나서 gmf 때 반창고를 붙이고 연주를 했다

올해의 페스티벌 일정이 다 끝났다
서울재즈페스티벌부터 시작해서 gmf까지 (올림픽공원에서 시작해서 올림픽공원에서 끝났네)
엄청나게 많은건 아니었겠지만 암튼 꼬박꼬박 성실하게 라이브를 한 기분이다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제 마지막 공연 풍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땐 많이 추울 것이다

날도 서늘해지고 맘이 조금 뜨끈뜨끈하다
잘들 지내시오




sayo